어느 식당 벽면에 붙어있는 사진이다. 4명의 음식 명인의 사진이다. 결국 이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이들의 손길이 닿은 것이란 뜻이다.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이 좋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와 힘이 있다. 그런 마음이 음식에 전해진다. 맛있다. 그리고 안심이 된다. 작은 식당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자기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신호 때문에 차가 잠시 멈췄다. 습관적으로 주면을 둘러본다. '주영세탁' 간판이 내 눈을 사로 잡는다. 주영세탁 글자 옆에 세탁한 옷이 결려있다. 이 집은 누가봐도 세탁소다. 이견이 없다. 간판은 이런 것이다. 고객이 쉽게 알아보아야 한다. 내가 파는 것의 정체를 ,,,,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깨끗하다. 왠지 기분이 좋다.

어느 카페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에 영상 홍보물이다. 커피 원두 사진이 영화처럼 상영되고 있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 집 커피는 그냥 커피가 아니다라는 것을,,, 고민도 하고,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해서 엄선한 원두를 고객에게 맛있게 드린다는 의지와 철학의 메시지를 이 영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나도 그런 행간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다. 왜 간결하고 담백한 분위기에 커피 맛이 제대로 였기 때문이다. 많이 보여주지 않아도 많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