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늘 하는 얘기지만 얼마 남지 않은 2009년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2010년을 맞이하기 위해 이맘때가 참 중요하다. 창업자들에게도 마찬가지.
2010년을 더욱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동안의 가게 운영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 가게, 1년 동안 얼마나 잘 운영해 왔는지 점검을 위한 체크 포인트를 제시한다.
◆우리 가게 매출, 달마다 조금씩 늘고 있나?
창업자가 점검해야 할 제1목록은 뭐니 뭐니 해도 매출 분석이다. 매달마다 혹은 매일매일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매출이지만 1년을 마무리 짓는 이맘때 매출 분석은 다음해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매달 기록된 매출을 월별로 그래프를 그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달마다 매출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 동안 모르고 넘겼던 것들을 다시금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며 “특히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체적인 틀 안에서 매출이 가장 좋았던 달과 가장 나빴던 달에 대한 원인 분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소장은 또 “평균 매출은 크게 나쁘지 않은데 달마다 매출 편차가 심하다면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은 “매출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늘고 있다면 긍정적인 신호로 보아도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 소장은 “대부분 창업자들의 경우 3월엔 입학식이 있으니까, 여름엔 다들 여행가서 사람이 없으니까 하는 식으로 매출이 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핑계를 많이 댄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그래프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 지만 살펴보더라도 그 이유가 창업자 자신에게 있는 건 아닌지 보다 냉철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가게에서 가장 안 팔리는 메뉴는 뭐지?
장사란 모름지기 수지가 맞아야 하는 법. 매출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수지분석이다.
김갑용 소장은 “실제로 장사는 잘되는 편인데 남는 돈이 없다고 울상 짓는 창업자들이 꽤 많다”며 “규모가 작은 가게일수록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는 곳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김 소장은 “매출분석과 함께 각각의 메뉴별로 어떤 품목이 가장 많이 팔렸는지, 또 어떤 품목이 가장 적게 팔렸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적게 팔리는 메뉴에 원자재를 필요 없이 많이 쌓아놓고 있는 건 아닌지,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 메뉴를 계속 남겨둘 필요가 있는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심상훈 소장은 “가게를 제대로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매일매일 창업 운영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심 소장은 “간단한 날씨부터 그날의 매출이나 원자재 구입 등을 기록해 놓은 데이터를 모아놓기만 해도 창업자에게는 큰 자산이 된다”며 “1년 동안 모아 놓은 창업 일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어떤 메뉴를 더 선호하는지 고객의 취향은 물론 가게 수익이 새 나가는 구멍이 무엇인지 한눈에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가게 종업원, 얼마나 자주 바뀔까?
가게 운영 점검을 위해 꼭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서비스 점검이다. 가게를 찾은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지불한 것 이상의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그러니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기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심상훈 소장은 “매출이 가장 높았던 날과 가장 낮았던 날을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그려 볼 것”을 권한다.
심 소장은 “그날의 상황을 기억나는 대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떠올려 보면 그날 어떤 점이 좋았는지 고객들이 어떤 것에 감동했거나 마음이 상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게 운영자의 입장이 아니라 손님의 입장에서 우리 가게의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갑용 소장은 “가게의 서비스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직원”이라고 말한다. 1년 동안 우리 가게에서 일했던 종업원이 몇명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근무를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김 소장은 “종업원이 자주 바뀌는 집에서 서비스가 좋을 리 없다”며 “만약 종업원이 자주 바뀐다면 문제는 운영자 자신일 수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경영자로서 종업원 관리에 실패했다면 고객관리에도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종업원이 책임을 갖고 가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역시 운영자의 중요한 자질”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가게 운영자의 입장에서 지금은 1년을 마무리하고 내년의 가게 운영 전략은 물론 크게는 가게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 접어야 하는지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대개 창업자들이 창업 준비를 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을 절실히 요구하면서도 가게 운영 점검에서는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1년간의 매출 분석이나 창업 일지 등 데이터만 충실하다면 가게를 점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이나 앞으로의 운영 전략을 원한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