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있는 운악산을 올랐다. 정상 부근에 큰 바위 틈 사이에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보았다.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 이런 곳에 그것도 그저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아름답게 멋있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오래 된 식당을 가보면 시설은 낡았는데, 전체적인 모습은 아주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느낌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독립점포에서만 느껴지는 것이다.

결국 오랜 기간 그리고 수많은 풍파를 견디면서 자기 나름대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나무줄기가 허공을 향하지 않고 옆에 있는 바위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나 높이보다는 옆으로 자신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창업도 그런 것이다. 쉽게 빨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뿌리 내리고 가지를 뻗어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뽐내기 위해 빨리 높이 올라갔으면, 벌써 부러졌을 것이다. 다음은 자기만의 생존방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이던 말이다.

이 나무를 보면서 자신의 생존방식 없이 요행으로 성공하려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잘못된 관행과 돈만 벌면 성공한 창업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창업문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멀리 산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우리네 모습에서 아득함을 떠올린다.